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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HIOPIA LIFE/소소한 일상

첫 번째 단상..현재 상태에 대해서

1. 디레다와에 정착한 지 10일째, 여전히 덥고, 모기는 날 좋아하고, 먹을 만한 식당은 없고, 현지인들을 여전히 땍땍 거린다. 그래도 맘은 한결 여유로와 진듯하다


2. 정전된 밤거리를 걷고, 한낮의 거리를 지날 때면 한국 가고 싶다는 생각이 난다...그럴순없지 근데


3. 이 도시에는 외국인이 갈만한 슈퍼마켓이 2개 있다. (갈만한 식당도 2개...) 근데 둘다 우리나라 구멍가게 수준이다....오늘 낮에 제일 외국인이 많이 간다는 가게에 부푼 기대를 안고 갔는데, 3평 남짓되는 가게에 진열조차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것을 보고 크게 낙담했다. 에라이


4. 블로그 방문자가 점점 줄고있다...하긴 내가 요즘엔 글을 잘 올리지도 않으니....수도 적응 기간때와는 달리 사진 찍고 기록 남길 만한 일이 별로 없다..


5. 생각보다 집을 일찍 구할 것 같다. 다음 주에 계약서 도장 찍기로 했다. 


6. 어딘들 안 힘들겠냐만은, 에티오피아에선 디레다와가 제일 상황은 열악한 것 같다. 말만 특별시지 이건 뭐....계속 투덜거리다가 문득 내가 너무 피해자인 것처럼 생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었다. 폐지될 위기에 있었던 마지막 KOICA 협력 공고가 뜨고, 1차 2차 3차까지 거짓말처럼 순조롭게 합격하고, 1지망에 넣었던 에티오피아에 오게 되고(이건 아니어도 되는데) 디레다와라는 지명을 들었을 때 그곳에 가지 않을까 생각했는 데 진짜 오게되고(...에라이)...여기까지 온 것도 참 감사한 일인데 불편한 삶에 불편한 마음을 갖고 있는 것이 부끄러웠다. 여기 잘 먹고 잘 살고 편하자고 온 건 아닌데....


7. 파견되기전에 기관에서 무엇을 해야할 지 찾기를 기도하고, 기도제목으로 삼았는데, 오자마자 코워커가 1억짜리 프로젝트를 할 거라고 도와달라고 그런다. 근데 하필 네트워크랑 웹 관련.....우어...흠..기도하긴 했었지만 너무 갑작스러운 요구에 당황했다...내가 잘할 수 있을까...이쪽은 젬병인디...ㅠㅠㅠ다음주 월요일에 상의하고 proposal 작성하는 데 도와달라고 하던데...또 한 친구는 암하릭 관련 소프트웨어 만드는 데 도와달라고 그런다...근데 이게 또 내가 잘 모르는 분야...에라이 난 도대체 뭘할 수 있는 거지... 이런 자괴감이 드는데, 문득 내가 너무 이사람들 앞에서 잘나보일려고 하는 게 아닌 가 싶었다. 아직 학위도 못 받은 애가 이런 저런 거 다 잘 못할수도 있지 않을까 싶고...내가 생각하는 봉사는 상하관계가 아니라 평등관계, 아니면 내가 낮은 곳에서 배우고 돕는 건데.. 내가 너무 가르쳐야된다는 압박감에 허우적대고 있지 않은 건가 싶다. 솔직하게 내 패를 까고,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에 최선을 다하고 모르는 부분은 같이 공부하면서 해도 될...까? 흠...이게 맞는건지 아닌지...조심스럽다


8. 선배단원이 나에게 넌 뭔가 술술 잘 풀린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기도많이 한 것 같다고... KOICA 지원부터 합격, 에티오피아 적응, 집 구하기, 일 구하기...이 모든 게 기도제목이었다. 사실 난 기도 많이 안했는데...흠...가족과 친구들..주변 사람들의 기도 덕분에 이렇게 감사한 삶을 살고 있는 것 같다. 감사합니다.


9. 그래도 덥다. 에라이..내일 정전되면 안되는데


10. 한국음식 먹고싶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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