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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게임 로그

디바인 디비니티(Divine Divinity) - B급 판타지 RPG. 근데 재밌다.

Divine Divinity

개발사: Larian Studios

출시일 : 2002922


의외의 구석에서 완벽주의 성향이 있기 때문에 소설을 보던, 영화를 보던, 게임을 하던 항상 첫 편부터 시작하려 한다. 

전체적인 스토리, 하다 못해 세계관이라도 이해하고 싶기도 하고, 달라진 시스템이 있는지도 궁금해서 그렇다. 

적어도 그 전 게임에 대한 리뷰나 설명 글을 읽고 대강 파악이라도 한다.

아예 하지 못할 상황이라면 위키 글이라도 뒤져본다던가... 

뭐 물론 그렇다고 그 전작들을 모조리 플레이 하지는 않는다.


처음 접한 디비니티 시리즈 게임은 Divinity 2였다. 

유명한 게임은 아니었지만 한국어화가 되었다는 이유로 했었다. 

솔직히 기대는 안했다. 

근데 웬걸. 

재밌었다! 

뭐랄까 딱히 표현은 하기는 힘들지만,

B급이라는 느낌을 지울 순 없었지만, 아

무렴 어때 게임이 재밌으면 그만이지. 

치밀한 디테일과 탄탄한 세계관, 넘치는 개그 요소에 반했다. 

그래서 그 전편은 어떨까 해서 찾아보다가 덜컥 사버렸다.


사실 핵 앤 슬래쉬 RPG(디아블로 2 같이 마우스로 움직이고 싸우는 장르)를 별로 안 좋아한다. 

계속 디아블로와 비교하게 되고, 빈약한 스토리라면, 반복되는 컨텐츠가 지루하기 때문이다. 

이 게임도 그러지 않을까 싶었다. 더구나 나온지 15년쯤 된 고전 반열에 있는 RPG라 더더욱…


장르가 비슷하다 보니 디아블로와 느낌이 흡사하다.


첫 인상은 나빴다. 

기본적인 스토리 설명도 없이 다짜고짜 시작하는 데다가

이동은 어떻게 하는지, 

공격은 어떻게 하는지, 

마법은 어떻게 쓰는지, 

단축키는 어떻게..

조합은 어떻게…

퀘스트는 어떻게 해결하는 지…

여긴 도대체 어디지 등등…

한국어화도 안되어 있기에 플레이 하기 힘들었다. 

나중에 찾아보니 고전 RPG는 이렇게 불친절함이 특징이랜다. 

그동안 친절한 게임에 익숙해져있는 날 탓하기라도 해야하나 싶었다. 

오기가 생겨서 NPC가 말하는 영어 하나하나에 집중해서 읽고(이렇게라도 영어를 입에 붙이자 해서 소리내어 읽기도 했다.) 

외국 위키 글들도 열심히 검색하고 해서 조금씩 조금씩 진행했다. 

결국 점점 빠져들었다. 

상호작용가능한 갖가지 물체들, 직업에 구애받지 않는 육성 방법, 탄탄한 스토리와 풍성한 사이드 퀘스트, 깨알같은 개그, 랜덤 아이템…

디비니티 2에서의 그 기분을 다시 한번 느꼈다. 그렇게 약 50시간 정도 플레이하고 엔딩을 봤다.


근데 B급인 듯한 이 기분은 뭐지?

완벽한 게임이라고는 못 하겠다. 
괜히 생트집잡으려는 것이 아니라 어딘가 뭔가 모르게… 부족하다? 아쉽다? 미흡하다? 적절한 단어를 찾지 못하겠다…
흠..
마치 싸게 한끼 해결하려고 들어간 분식집에서 먹은 떡볶이가 맛있었달까...
너무 오래된 게임이라 그런걸까? 유명세가 떨어져서 그런걸까? 
아니면 게임 만족대비 가격이 싸니까 어떻게든 가격이 싼 이유를 찾으려는 심리일까? 
글쎄…확실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뭐 어때, 게임이 재밌으면 그만이지.
후속작이 기대된다.
(그리고 그 후속작은 정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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