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의 필수 요소 중 하나는 ‘목표’라고 한다.
높은 점수를 달성하거나, 어려운 미션을 클리어하거나, 뭐 그런 것들.
이런 목표가 불분명하면 게임을 할 이유도 없을 듯 하다.
개인마다 선호하는 목표의 종류가 있겠지만, 난 이야기의 끝을 보는 걸 목표로 하는 편이다.
어떤 장르건 기본적으로 어드벤처 요소가 들어가 있어야, 할 맛 난다고나 할까.
그래서 일반 온라인 게임이나 아케이드 게임류, 로그라이크 게임, 문명 같은 4X게임보단 스토리와 엔딩이 확실한 게임을 좋아한다.
간혹 스토리가 너무 괜찮아서 주목 받는 게임들이 있다.
스토리가 탄탄하기도 하고, 게임에서만 가능한 연출을 선보이는 게임들.
개중에서도 특히 ‘미드’같다는 평을 듣는 게임들이 있다.
지금부터 소개할 앨런 웨이크 그 중 하나이다.
메인 화면부터가 인상적이다. 앨런 웨이크라는 게임과 이 게임만의 특징을 잘 버무린 화면.
대놓고 미드처럼 연출하려고 했는지, 각 장(Chpater)을 에피소드라고 표현한다.
총 6 에피소드가 있고, 각 에피소드가 다루는 주제가 명확하다.
매 에피소드가 시작할 때마다 이전 내용을 짤막 짤막하게 보여주기도 하고, 주인공이 과거를 회상하며 시작하는 식의 드라마적인 연출을 선보이기도 한다.
에피소드의 끝
친절하게 지난 이야기를 설명해주는 시스템.
이 덕분에 한번에 한 에피소드씩 하고, 시간이 지난 뒤에 이어서 해도 스토리 이해 하는데 문제가 없다.
게임의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빛’과 ‘어둠’이다.
단순히 선과 악을 빛과 어둠에 빗대지 않고, 정말 말 그대로 ‘빛’과 ‘어둠’이라는 요소가 게임 속에 묻어나 있다.
스토리의 맥락도 결국 위협적인 어둠을 없애는 것이고, 그래픽 또한 어둠과 빛이 극대화 되어 있다.
무엇보다 ‘빛’이라는 요소는 게임플레이의 핵심이다.
게임 내내 분위기는 극명한 빛과 어둠으로 나뉜다.
주인공을 도와주는 의문의 빛
액션 어드벤처 장르다 보니, 전투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주인공인 앨런 웨이크는 피곤에 쩔어 보이는 소설가라 싸움은 전혀 못할 것 같지만,
그에겐 총이 있다.
적들도 무지 막지한 괴물들이 아니라 그저 인간이기 때문에 총이면 충분하다.
주인공인 앨런 웨이크는 유명 소설가이다. 시골 마을에서도 그의 입간판과 열성적인 팬을 찾을 수 있을 정도…
문제는 적들이 하나같이 어둠에 휩싸여 있다는 점.
어둠에 휩싸인 적은 아무리 총으로 맞혀도 죽지 않는다.
워후...
‘빛’의 중요성이 여기서 나온다.
빛으로 적들을 비추면, 적들은 움츠러들고, 결국엔 어둠이 없어져 총으로 쏴 맞출수 있게 된다.
여기서 말하는 ‘빛’이란 ‘선한 마음’이런게 아니라,
우리가 현실적으로 찾을 수 있는 빛들이다.
대표적으로 손전등. 그밖에 랜턴, 조명제, 섬광탄, 탐조등 등도 사용할 수 있는 ‘빛’이다.
손전등을 적에게 비추면 적이 움찔 움찔 거리고
강하게 비추면 아예 멈춰서 몸부림친다. 그러다가 어둠이 없어진다. 그리고 그 다음은 총으로…
한 번에 여러 적들이 나올 때도 있다.
인간 뿐만 아니라 어둠에 휩싸인 새들도 적이다.
때때론 물체들도 공격을 하고
어쩔 땐 평범하게 불도저가 달려들기도 한다.
유명 소설가인 주인공 때문인지, 비디오 컨텐츠인 이 게임에서 ‘글’은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
보통 게임에선 플레이어에게 텍스트보다는 이미지로 내용을 전달한다.
아무리 제작진이 길게 글을 써 봤자, 대다수의 플레이어는 ‘Skip’ 버튼 누르기만 하니까…
어쩔 수 없이 게임적 연출로 게임의 정보를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이 게임의 다소 과감한 소재와 연출을 시도했다고 할 수 있다.
소설가가 주인공인 컨셉. 주인공이 쓴 소설대로 흘러가는 게임 스토리.
적들로 등장하는 소설 속 등장 인물들. 구형 타자기. 그 소설의 ‘원고’ 모으기 등등…
뭐, 이것들 역시 플레이어가 무시하고 지나갈 요소이긴 하지만, 무시하면 이 게임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게 된다.
제작진도 ‘글’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싶었던지, 마지막엔 무려 ‘텍스트’와 싸워야 하는 연출을 집어 넣었다.
거의 마지막이긴 한데...스포...가 되진 않겠지?
좋은 점만 있는 건 아니다.
스토리를 중심으로 하다보니 게임이 루즈해진다. 하지만 뭐, 그건 이 게임만의 특성이니까 그렇다 치자.
개인적으로 느꼈던 큰 단점은….바로 3D 멀미.
원체 게임을 좋아해서 3D 멀미에 익숙하지만, 에피소드 하나 정도 클리어하면(보통 2시간정도) 두통에 시달렸다.
중간에 휴식을 취하지 못한 내 잘못이 크긴 하나, 나만 그런게 아닌 걸 봐선 게임 자체의 문제도 좀 있는 듯 하다.
또, 약간 몰입이 안된다. 다른 게 아니라….주인공이 너무 느리게 뛴다. 너무 빨리 지치고…(이런 책만 쓰는 허약한…)
바로 뒤에선 적들이 죽일라고 쫓아 오는데, 주인공은 봄 산책 온 듯이 가볍게 뛰다가 결국 헥헥 거린다.
정말 이게 급박한 상황이 맞나 싶다.
뭔가 디스하는거 같은데...기분탓일까?
미스테리한 미드나, 스티븐 킹의 소설같은 분위기.
또 그런 스토리와 연출, 그리고 그 스토리에 부합하는 게임 시스템.
미드 같은 스토리를 좋아하고 어드벤처 장르를 좋아하는 게임 유저라면 살며시 추천해본다.
참고로 이 게임의 프리퀄인 짧은 드라마가 있다고 한다.
구글에 ‘앨런 웨이크 프리퀄’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나오니까
게임이 어떨지 궁금하거나, 이미 해봤거나, 재밌었다면, 한 번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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