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크라이 1 Far Cry 1
2004년 3월 23일(PC)
개발사 : 크라이텍
어둠의 경로로 떠도는 무설치판은 한글 패치가 있던데…왜 정품은 없는걸까…ㅠㅠ 내가 못 찾은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내가 굳이 없는 시간을 쪼개고 쪼개서 오래되고, 평가도 안 좋은 게임들을 해봐야 하나?’ 라는 회의감은 이 게임을 하면서 더욱 강해졌다.
아니, 어쩌면 이번부터 시작됐을 지도 모른다…
사실 이 게임은 2시간 남짓 하고 그만뒀다.
그나저나 Far Cry가 도대체 무슨 뜻일까 싶어서..
구글 번역기를 돌려보았다. 극도의 외침…??
찾아보니 문맥상 멀리 떨어진 외딴 곳? 이란 뜻이라고 하나보다.
왜 회의감이 들었는 지 차차 따져보자.
먼저, 그래픽. 아니다. 그래픽은 안 따지기로 했으니깐…넘어가자.
13년 전 게임인데 뭘… 사실 그 당시 수준치곤 엄청 나쁜 편은 아니다.
좋은 축에 속하는 정도. 아래 풀옵션 스샷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자연 경관 그래픽은 수려하다.
하지만 다른 자잘한 물체들은 그냥 그림을 덧붙였는 지 좀 부자연스럽다.
그래도 뭐, 나쁘지 않다.
자연 경관은 제법...
투박한 UI가 눈에 밟히긴 한다
정말 아쉬웠던 바나나 박스….옆에 있는 발전기가 묘하게 사실적이다.
제대로 꼽아볼까.
먼저 부실한 스토리와 연출.
아무 나레이션도 없이 게임 동영상으로 시작한다.
갑작스레 날아든 로켓에 보트가 부서져 섬에 표류된 주인공.
아무리 전 특수대원이라고는 하지만, 순순히 상황에 납득하고 갑작스런 도움을 쉽게 믿는 주인공.
이를 연출하는 허접한 인 게임 영상..
게임 시작하고 넋 놓고 있으면 왜 애가 여기 쓰러져 있지?라는 의문이 생긴다.
유일한 탈출로에 떡하니 PDA가 떨어져있고, 거기서 누가 도와달라고 하면…냉큼 응할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그래도 영상 보는 맛이 있긴 하다. 고전 TV 시리즈 보는 것 같달까..?
그만두었던 결정적 이유 중 하나는 바로 멍청하면서도 초인적인 AI….
13년전 AI라 멍청한 건 이해를 하겠지만, 이놈들이 투시까지 할 줄은 몰랐다.
절대 보일 리가 없는 건물에서 날 조준해서 쏘는 건 뭘까?
더구나 건물 벽 두개를 관통해서…
물론 몇몇 현대 FPS에서는 총알이 얇은 나무벽을 통과하긴 하지만, 건물 전체(이건 군대 천막이었다)를 두개나 뚫진 않는다.
아예 보이지도 않는 데 날 조준해서 쏜다는 건 너무했다
물론, 장점이 있긴 하다.
오픈월드 형 FPS 장르를 제대로 살렸다.
타 FPS는 정해둔 루트를 따라가면서 마주치는 적들과 방해물을 없애고 전진하지만, 파 크라이는 넓은 맵에서 자유롭게 접근해 미션을 수행할 수 있다.
넓은 맵에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 다양한 탈 것, 먼 거리에서 적들의 위치를 파악해 전략을 수립하게 하는 망원경 등이 오픈월드 FPS를 보완해준다.
괜히 유비소프트가 개발을 도맡아 후속작을 계속 뽑아내는 게 아니다.
일시적이지만 탑승 가능한 행글라이더. 이밖에도 보트, 자동차 등의 탈 것이 존재한다.
멀리서 망원경으로 적들의 위치를 파악하고 마킹할 수 있다. 마킹한 적들은 미니맵에 뜬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그만둔 이유는 바로…
게임이 팅겼다.
고사양 컴퓨터와는 호환이 안되는 듯 하다.
때려칠까 하는 유혹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플레이 하던 도중에 게임이 팅겨버렸다.
왠만하면 다시 켜서 하겠는데…컴퓨터 자체가 맛이 가서 한시간 정도 재부팅하고 별짓을 다 했다…
겨우 정상화된 컴퓨터로 조심스레 다시 게임을 틀어봤지만…Fail.
애정도 가지 않았으니 그만했다.
전체적으로 잘 만든 게임이긴 하다.
연출과 스토리가 아쉽지만, 수려한 그래픽, 오픈월드 FPS 장르를 살린 게임성, 잘 구현된 물리엔진…
문제는 잘 만든 기준이 2004년이라는 것.
2017년에 와서 굳이 플레이할 이유는 없다.
지금 컴퓨터에서 정상적으로 돌아갈지도 의문이니까…
나처럼 시리즈를 처음부터 찾아 하는 사람일지라도 파크라이는 2부터 하는게 맘이 편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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