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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방탈출 후기

[서울 홍대 방탈출] #29. 디코더 (Decoder) - 여자방 (Introverted Thief)

* 본 리뷰는 매우 주관적입니다.

블로그에 올릴 수 있을 정도로 기억나는 것만 포스팅하기 때문에, 제목에 #.은 건너뛸 때도 있습니다.

보통 방탈출 리뷰하면 난이도나 인테리어, 그런 것들을 표시하는데

경험이 쌓이면서 평가가 왜곡될 수 있어서 (옛날에 엄청 어려운줄 알았는데, 나중에 보면 쉬운거였다거나..)

다소 모호하게 표현하겠습니다.

 

방탈출이 문제 풀이 요소로 크게 자물쇠 VS 장치로 나뉜다면,

난 장치를 선호하는 쪽이다.

뭐랄까 몰입감을 중요시하는 나로썬, 실제 갇힌다면 자물쇠보단 장치가 많은게 더 설득력 있는 전개가 아닌가 싶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테마나 자물쇠와 장치가 적절히 섞여 있긴 한데,

100% 자물쇠 방은 있어도 100% 장치방은 찾기가 쉽지 않다.

 

그렇지만!!

연달아 리뷰할 곳인 디코더의 두 테마는 모두 백퍼센트 장치방이다.

흔히 출입카드 비스무리한 걸 대면 문이 벌컥 열리고 하는 그런 진부한 장치가 아닌 가지각색 장치가 한껏 들어있는 곳.

 

홍대 디코더에는 여자방, 남자방이 있는데,

사실 본 이름은 영어라서 다들 여자방, 남자방이라고 부른다.

 

테마 소개에 앞서...이 방탈출 카페 자체부터 이야기하고 싶다.

 

위치가 상당히 찾기 힘들다.

예약하면 친절히 문자로 가게 앞 사진과 위치를 상세하게 설명해주시긴 하는데,

그 설명이 없었으면 무심코 지나가게 될 만한 곳이다.

다른 방탈출 카페같이 요란하게 큼지막한 글씨로 꾸며 놓지 않은곳.

건물 계단 옆에 조그맣게 걸린 감성 뿜뿜인 명패

방탈출에 관심없는 사람들이라면 쉽게 지나칠만한 곳이다.

 

더군다나 3층에 있어서 좁은 계단을 올라가야 하는데..

문도 뭔가 감성 넘친다.
특별한 공간에 입장하는 느낌
심지어 글씨도 궁서체..?
독특한 로고도 걸려있다.

보통 방탈출 카페 내부는 카운터와 짐을 보관할 수 있는 캐비냇. 앉을 수 있는 장소, 그리고 카페 분위기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어두운 조도. 등이 특징인데

이곳은 마치 목공, 가죽 공방 같은 느낌이 든다.

 

뭐 어찌보면 요새 유행하는 카페 느낌인 거 같기도 하고...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흰색과 나무. 가 포인트 인 듯하다. 저 냉장고 빼고...
심지어 벽에는 이런 도구들이 걸려있다. 이것만 보고 설마 테마 내부도 이런게 잔뜩 있나싶었다.
본격적으로 대기하는 장소엔 몇개의 의자와
기다리며 풀 수 있는 퍼즐 책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망원경까지 있다.

평범하지 않은 인테리어도 물론이지만, 더 인상적이었던 건 여기가 영업하는 곳인가..?싶은 분위기였다.

왜냐하면 아무도 없었어서...

조심스럽게, "계세요?"라고 외치니 한 분이 내려오셔서 안내를 해주셨다.

 

여튼!!

 

이번에 소개할 곳은 바로 더 높은 퀄리티와 인기를 자랑하는 여자방.


베일에 가려진 그녀, 미스터리 도난 사건

벌써 세 번째 도난 신고, 그리고 도난 하루 전 그 장소에서 우연히 만났던 그녀.
그녀는 나에게 옅은 미소과 함께 가볍게 인사를 건네고 사라졌다.
아무런 단서도 없지만 당신의 촉각과 감이 그녀가 범인이라는 걸 말하고 있었다.

지금부터 한 시간, 당신은 조사 끝에 알아 낸 그녀의 집에 몰래 들어가
사건 전날 밤 일어난 일을 밝혀내고 그녀를 잡을 수 있는 단서를 찾아내야 한다.

 

- 출처 : 디코더 홈페이지

(http://decoder.kr/?page_id=6019)

 


여자(범인으로 추정되는)가 혼자 사는 방에 들어가서 비밀을 파헤치는 뭐 그런 흔한 스토리인데.

정말 인상적인건. 진짜 실제 여자가 지내는 방 같다는 느낌.

그 흔한 자물쇠 하나, 흔한 가이드 하나 없이 들어가자마자 뭘 해야할지 모르는 느낌이 든다.

 

하나둘씩 감이 잡혀서 풀어나가도, 어 이 다음은 뭘 해야하지..? 라는 생각도 드는 테마.

지금까지 했던 방탈출 중 몰입도 면에서 거의 최고.

물론 가이드가 불분명하고, 문제 스타일도 독특한 편이라 호불호가 갈릴 순 있겠지만 (마스터키 스타일도, 서이룸 스타일도 아니다.)

난 가이드가 불분명해도 정말 내가 주인공이 된 느낌으로 체험하는 걸 좋아하는 터라 너무 좋았다.

 

인테리어는 현실적이고 알차게 꽉 차 있고

연출 요소도 정말....그 강력한 한방은 지금까지 어떤 테마에서도 느껴보지 못했다.

심지어 무사히 탈출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연출과 인테리어 때문에 옵저버로 들어가고 싶을정도..

 

이곳은 특이하게 벽에 프로젝터처럼 탈출 시간을 표기해준다. 그밑에서 인증샷 찍으면 된다.

전체적인 난이도는 중상급이지만, 직관적이지 않은 문제 스타일 때문에 난항을 겪을 수도 있다.

다행히 힌트가 무제한이라서 열심히 헬프치면 되므로 문제없음.

여기서 또 좋았던 건, 다급하게 힌트써서 풀려고 하니까 직원 분이 "지금 느린편 아니니까 여유롭게 하셔도 된다"라고 했던 점이다. 안그래도 요샌 무조건 빨리 나오는게 정말 좋은건가...생각이 들고 있어서..

 

하지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문제나 스토리에 대한 직접적인 가이드가 없다보니, 스토리를 제대로 이해하며 따라가기가 어렵다는 점. 

분명 좋은 스토리가 그를 뒷받침하는 문제, 인테리어, 연출이 있는데 그래도 방탈출하면서 완전히 이해하기는 힘들었다. 90%정도 이해했으려나..?끝나고 직원분이 설명해주셔서 100%가 채워진 느낌

 

(10점 만점 기준)

난이도 : 8점 - 음...이런 문제 유형을 좋아하는 것 치곤 조금 어려웠다.

인테리어 & 연출 : 10점 - 인테리어 및 연출이 정말 최고...다시 가보고 싶다.

공포도 : 없음

최종 평점 : 10.0 - 전혀 무섭지도 않고, 색다른 테마. 반드시 추천하는 테마이지만, 호불호가 있을 수 있다는 걸 명심할 것. 그리고 조금 방탈출을 해봤다 하는 사람이 아끼다가 가면 좋을 것 같다. 아직까지 이런 비슷한 테마를 본적이 없어서, 나오고 나면 아쉬움이 나올 수 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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