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특별한 일이 없었습니다... 그저 현지어 공부하고...영어 공부하고..그정도????
오늘은 연방경찰병원을 방문하는 날입니다. 이 병원은 말 그대로 경찰과 그 가족들을 위한 국립 병원인데요, 현재 협력의사 선생님과 한 분의 간호 단원이 파견되어 있습니다.
에티오피아의 병원들은 몇 개가 있지만 시설은 좋은 편은 아닙니다..그리고 병실에 들어와있는 사람들도 적죠. 시설의 노후화와 최신 시설을 못 갖춘 이유도 있겠지만(의료 관광 비율이 좀 높다고 함), 현지 소득 수준에 비해 병원비가 비싸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이 병원은 공립병원이기 떄문에 큰 부담없이 올 수 있나봅니다.
협력의사 선생님이 시작하시는 복강경 수술 홍보
수술실
응급실
차례를 기다리는 사람들...orthodox 사람들은 아침마다 예배드린다
수술실 복도
수술실 복도
뭐 병원 구경하고….수술을 직접 옆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습니다만….환자의 인권을 고려했을 때 비윤리적인 행위라 생각하여 전 참관을 거부했습니다.
....절대로 치질 수술이어서 참관을 거부한 건 아닙니다….ㅜㅜㅜㅜㅜㅜ
하…하필 치질 수술이라니……..다신 없을 기회겠지만….굳이 봐야되나 싶더군요 ㅜㅜㅜ에휴… 저는 절대 의사나 간호사는 못 할겁니다....
에구구구구…이날 그리고 에티오피아 와서 제대로 화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기관방문을 마치고 호텔에서 점심식사를 하게 되었는데, 다시 말씀 드리지만 호텔에서 말입니다.
음식이 40분이 지나도록 안나오고 (이 나라에서는 아무리 간단한 음식이라도 20분~30분 정도는 기다려야 나옵니다), 심지어 우리보다 훨씬 늦게 도착한 백인이 음식을 먼저 받는 겁니다. 여기까진 에티오피아니까…라고 이해할 수 있었습니다. 이 정도야 뭐....
정말 짜증나는 일은 이제 시작입니다
메뉴 중 GUN POWDER STEAK란게 있더군요. 뭔가 이름이 재밌어서 시켰습니다. 한창 기다리고 있는데, 여종업원이 저한테 Mixed Grill이 나오는 겁니다. 처음엔 실수니까 그냥 넘어가자 생각했죠. 그래도 물어봤습니다.
"어? 나 이거 안시켰는데?"
"너 이거 시킨 거 맞아."
...이게 뭔소린지...분명 Gun Powder steak랑 Mixed grill은 다른 메뉴, 다른 구성으로 되어 있는 데 말이죠
"뭔 소리야 난 Gun Powder steak 시켰어. 이건 Mixed grill이잖아. 분명 너가 주문 확인할 때 체크했잖아"
"넌 Compound Steak 시켰어 그게 Mixed Grill이랑 똑같은거야"
참나 이게 뭔소린지...그냥 미안하다고 하면 될껄....
우리 일행 중 이미 Mixed Grill을 시킨 사람이 있었는데, 분명 주문 받고 확인할 떄 Gun Powder Steak 한 개, Mixed Grill 한개라고 했단 말입니다. 더구나 전 발음 못 알아들을까봐 '건. 파우더. 스테이크'라고 또박 또박 말하며 메뉴판을 가리키기 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Compound Steak는 메뉴에도 없었습니다.
계속 여종업원과 말씨름을 하니 저 편에서 보고 있던 남자 매니져?가 다가왔습니다.
여종업원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더니 저한테...
"넌 Compound steak 시킨 게 맞아. 니 발음이 잘 못된거야. 이건 명백히 너 실수야"
라고 하며 삿대질을 하는 겁니다.
그 전까진 그래도 조용조용하게 따지려고 했는데...서서히 뒷목이 뻐근해지면서 이자식 멱살잡고 싸대기를 때릴까...했지만....난 봉사자니까...게다가 군인 신분이니까.... 참고 대신 정색하고 째려봤죠
지금까지 음식이 잘못 나온 경우, 음식이 맛없는 경우는 웃으면서 넘어갈 수 있는 문제였는데, 문제의 책임을 저한테 돌리는 모습에 너무 화가 났습니다…
영어를 좀 알아먹으면 좋을 텐데, 계속 제대로 듣지도 않고 넌 compound를 시킨게 맞다느니 뭐라뭐라 하더군요.
저와 일행이 정색하면서 현지어로, 영어로, 한국말로 따지니까 그제서야 꼬리를 내리고 물러가더군요...
아직 끝난게 아닙니다.
그냥 참고 먹기로 했는데, 조금 뒤 주방장으로 보이는 사람이 미안하다고 계란 프라이를 가져왔습니다. 근데 이게 사과의 표시가 아니라 이것만 있으면 Mixed grill이 아니라 gun powder steak라고 하는 것 같더군요...참나, 명백히 구성이 다른데 계란 하나 있으면 똑같은건가....
근데 이게 중요한게 아니라
그 계란 프라이가 상했더군요
하하
하
받자마자 보기도 이상하고 쉰 내가 나서 안 먹으려 했는데, 그 사이 동기 형이 먹어보다니 바로 뱉고 화장실로 가더군요.....다시 한 번 말하지만 이곳은 호텔입니다. 나름 깔끔한.....수도에 있는.....
이렇게 해놓고 돈은 gun powder로 받더군요^^ gun powder가 mixed grill보다 더 비쌌습니다...........더구나 저한테 음식은 괜찮냐고 물을 때 다시 화나가지고 아후...........
에휴……이런저런 생각이 드는 하루였습니다. 이곳에 봉사하러 왔는데 이렇게 싸우는게 옳은 건가? 그렇다고 그냥 넘어가면 외국인을 얕잡아 볼텐데 (얘네들은 약간 인종우월주의가 있습니다. 자기네 인종이 우월하다고 생각하죠. 자기들은 완전 흑인이 아니라 커피색 인종이라고 합니다. 아시안을 모두 돈 많은 짜이나로 보고 무시하고 멸시합니다…) 따질 땐 따져야 되지 않나? 내가 혹시 봉사자라는 오만한 태도를 아직도 갖고 있는 건가? 앞으로 이럴 일이, 더 심한 일이 많을 텐데 그땐 어떡하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ㅏ
2년동안 끌고 가야할 숙제가 늘었습니다…
아디스 아바바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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