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일 출국 인천~아디스아바바
3월 3일, 기다리던 출국날! 막상 출국날이 되고 나니 기분이 상당히 묘했습니다. 사실 발단식이 끝나고 2주뒤에 출국하게 되어 생각보다 여유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한것 같습니다. 바로 나가게 되면 정신없이 준비하다가 나가겠는데, 2주라는 시간동안 이런 저런 생각을 다하게 되니까 출국날이 되니 설레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실감이 나지도 않고 심지어 괜히 지원했나 싶기도 했습니다.
어쨌든 가야되니까… 밤 11시 50분 비행기라 8시쯤에 도착해서 50KG까지 잘 채웠는 지 확인하고, 기내에 반입할 짐은 무겁지 않은지 체크하니 8시 50분. 집합시간이 되었습니다. 지난 르완다 팀이 출국할 때도 느꼈지만, 가족과 이야기할 시간이 많지 않습디다…음…보딩하고 가족과 사진찍고 이별 준비할 시간이… 한 40분? 그정도 밖에 안되더군요… 시간이 그렇게 짧으니 더더욱 실감이 나지 않더군요…그러다가 퍼뜩, 이제 가족을 2년 동안 못보는구나 라는 생각이 드더군요… 쩝…다시 한번 생각해도 정말 정신없었습니다.
빨간색 관용여권...내가 이런걸 가지게 될줄이야
이번 에티오피아에 파견되는 사람은 총 5명, 거기다가 본부에서 에티오피아로 출장가는 직원 분과 같이 가게 되어 6명이서 비행기 탑승하기 전까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우리는 두바이를 경유해서 아디스아바바로 갔습니다. 에미레이트 항공을 이용했는데, 두바이 갈때 탄 비행기는 A380. 장거리 비행은 경험이 별로 없는 데도 좋은 비행기라는 것을 느꼈습니다. 영화도 최신 영화까지 있었고(심지어 한국영화도 몇 개 있었음…) 11시간의 비행을 충분히 버틸만한 컨텐츠가 있었으나…..밤 11시 50분 비행기였죠. 졸립디다….계속 잤습니다..자고…일어나서 기내식 먹고… 자고…그러다보니 시간이 훌쩍 흘러 말로만 듣던 두바이에 도착했습니다.
A380비행기 내부 모습 및..음..기내식메뉴?
음…하지만 안타깝게도 5시간 30분정도의 대기 시간?이라 공항 밖으로는 못 나가고 공항에서만 있어야 했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에미레이트 항공은 4시간인가 5시간인가 경유 대기 시간이 있으면 무료 식사 쿠폰을 줘서 공짜 밥을 먹을 수 있었습니다. 뭐…버거킹도 있고, 맥도날드도 있고… 그밖에 태국 음식이나 피자, 뭐 그런 것들도 먹을수 있더군요. 저는 왠지 에티오피아에서 와퍼를 못 먹을 거 같아서 버거킹……
두바이 공항 모습...
인천공항에서 이륙하기 전까지 마지막 핸드폰 3G를 즐기다 와서인지 와이파이가 무척 그립더군요. 두바이 공항에선 free wifi가 된다고 들어서 열심히 찾았지만…연결 실패 ㅜㅜ
그러다가 환승할 게이트 앞으로 가니 연결되서 카톡이고 페이스북이고 열심히 했습니다만…뭐, 온 카톡도 별로 없고…웹툰보기엔 너무 느리고…한국 인터넷만 더욱 그리워졌습니다.
두바이에서 아디스아바바까지는 4시간쯤 걸립니다. 그냥저냥 보통 비행기 같았는데 A380이라는 좋은 뱅기를 타고나니 비교가 되더 군요….ㅋㅋ그치만 이 비행기는 절대 잊을 수 없습니다. 무사히 이륙하고 30분인가 한시간쯤 지나고 잠이 슬슬 올 무렵…. 한 여자분이 손뼉을 치며 암하릭으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볼레 볼레, 아디스 아바바…아시안..뭐 어쩌고… 순간 아, 이제 아프리카 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웃음이 나더군요…주변에 앉은 현지인들과 승무원들 모두 당황해서 그 여자분을 진정시키려 애썼지만, 그 여자분은 꿋꿋이 큰 소리로 노래를 이어나갔습니다… 착륙 전까지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그런 상황이 벌어진지라 살짝 무서워지기도 했지만…뭐 큰일이야 있었겠습니까, 지나고보니 그냥 신앙심 깊은 성도의 찬양이 아니었나 싶습니다….비행기가 무서웠던 걸까요…
창가쪽 좌석에 앉았기 떄문에 바깥 풍경을 계속 볼 수 있었습니다. 두바이 시내도 보고, 예맨의 사막, 홍해, 지부티, 에티오피아까지….현지인의 노래와 함께 말이죠..
착륙할때가 됬는데도 활주로가 보이지도 않고 비행기가 계속 흔들리길래 불시착하는 것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얼마 전 있었던 에티오피아 항공 피랍사건도 기억나면서……. 그러다 무사히 착륙하니 현지인들이 열렬한 박수를 치더군요…ㅋㅋ 그 여자분도 노래를 멈추구요.
비행기에서 난리치니까 서둘러 진정시키려 노력하는 직원과 현지인들...하지만 4시간동안 계속 그랬음... |
출국 심사를 마치니 앞으로 현지교육을 담당하실 코이카 인턴 직원분이 나와계셨습니다. 그 분의 안내에 따라 또다른 관리요원분과 함께 공항에서 조촐히 사진을 찍고(그동안 현지 공항에서 찍은 사진을 봤을 땐 사람들이 많이 나와서 반길 줄 알았는데…아무도 관심을 안가짐…) 현지 유숙소로 향했습니다.
듣던대로 날씨는…..덥더군요… 고산지대라 비교적 시원하다고는 했지만, 겨울을 견디다 오니 그 우리나라로 치면 늦가을 날씨도 덥게 느껴졌습니다. 아프리카치곤 시원한 편이긴 하죠… 제가 파견될 디레다와는……에휴….암튼 이곳의 날씨는 매우 쾌청!! 2500m쯤 된다고 하는데, 그렇게 숨차거나 그러진 않습디다.
아디스 아바바의 공항 이름은 볼레 국제공항입니다. KOICA 현지 사무소나 유숙소가 위치한 곳은 옛 공항이 있던 올드 공항 부근. 여러 대사관들이 모여있고, 덕분에 국제학교가 위치해 있기도 합니다.
유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간단히 풀고 방 배정을 받은 후, 현지 사무소로 이동했습니다. 사무소에서 드디어 소장님과 부소장님들, 관리요원-과장님들, 인턴 선생님들, 파견 전문가 분들, 현지 직원분들을 뵙고 인사를 나누고 수료식하고…사진찍고….생각보다 젋으신 분들 위주로 구성되 있어 놀랐습니다.
저녁은 말로만 듣던 현지 식당에서 먹었습니다. 그래도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고급 현지 식당이라 한켠에선 현지 전통 공연이 이루어지고, 외국인들이 먹기에 좀 더 편하다 하더군요.
조명이 어둡지만…우리가 먹은 음식은 인젤라, 양고기 뜹스, 양곱창? 이정도 였습니다.
인젤라는 에티오피아 사람들이 먹는 주 음식으로 테프라는 곡식으로 만듭니다. 테프를 어떻게 반죽해서 얇게 펴 익히고 그 위에 여러 양념을 놓고 손으로 뜯어 먹습니다. 음.. 맛은…신 맛이 강한 술떡? 부드러운 술떡이라고 해야 하나….아무튼 신맛이 강합니다. 이 식당은 그래도 신맛이 약하다 하는데도 저는 조금 힘들더군요…
뜹스는 그냥 뭐 고깁니다. 구운 고기…이름은 잘 모르겠지만 양곱창같은 것도 있었습니다.
직원분들과 함께한 즐거운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짐정리도 하고, 씻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첫째날이기도하고 둘쨰날이기도 한…이 첫 현지에서의 날은 이렇게 저뭅니다.
드디어 먹게 되는 인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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