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THIOPIA LIFE/여기저기

휴가 - 발레 첫째날

이번 포스팅부터 뭔가 설렙니다. 이쁜(혹은 나혼자 이쁘다고 생각하는) 사진들이 많거든요!!


에티오피아에는 시멘산이라는 유명한 국립공원이 있습니다. 정상이 약 4,550m정도 되는 곳인데, 그 산이 너무도 웅장하고 야생동물도 많아서 많은 사람들이 수고로이 트래킹(트래킹이라지만 이건 등산이다 100%)을 하죠. 이 시멘산은 곤다르에서 에이전시를 통해 갈 수 있으며, 2박3일, 3박4일~8박9일 등 일정을 조절해서 트래킹을 할 수 있습니다.

저도 처음엔 이 시멘산을 가려고 했으나.....북쪽에 있어 짧은 휴가기간동안의 동선배치와 금전적인 문제...(개인당 최소 8,000비르는 각오를 해야할 듯....)로 인해 포기했죠 ㅜㅜㅜ


대신 저와 동기들은 발레산을 가기로 했습니다. 발레는 에티오피아 남부에 있는 산으로 시멘산에 이어 에티오피아에서 두번째로 높은 산입니다. 정상이 4,380m정도라네요. 근데 발레는 시멘과는 다르게 풍경이 아기자기하니 이쁘고, 무엇보다....돈이 적게 들고 덜 힘들다고 해서 발레 2박3일 트래킹을 결정했습니다!!


시멘도 그렇지만 2박3일동안 우리는 롯지라는 산장에서 자게 됩니다. 산장뿐만 아니라 텐트도 빌릴 수 있다고 합니다.전기는 들어오지 않지만, 석유 곤로가 있어 취사는 가능하다고 하네요. 그래서 우린 마트에 들려 2박 3일동안 먹을거리들을 사 가기로 했습니다. 물도 함께요!!! 물이 필숩니다! 짐이 많아도 말에 실으면 되니깐요


하여...아와사에서 아침 8시반쯤에 출발한 우리들은 마트에 들려 2박3일동안의 식량을 사고 아와사 버스 정류장으로 갔습니다.


그리고 우린 미니버스를 타고 '샤샤만네'라는 곳으로 갔죠. 개인당 10비르, 소요시간은 40분~1시간.

샤샤만네에는 정류장이 두 개더라구요. 우리가 가려는 곳은 '도돌라'라는 마을이기에 다른 정류장까지 가야했습니다. 샤샤만네에 도착하여 바자즈를 타고 10비르 내외 주면 충분히 가더라구요(우린 두당 2비르씩 냈음. 이게 정상가격인듯)


도착한 샤샤만네 정류장.. 쓸데없이 크다


샤샤만네에서 도돌라까지는 약 100km정도. 개인당 30비르씩 내고 2시간정도 걸렸습니다.

도돌라에 도착하니 어느덧 11시 40분정도. 가이드 오피스가 12시부터 점심시간이라는 것을 알고 우린 급하게 가이드 오피스를 찾았죠. 알고보니 도돌라 정류장까지 안갔어도 마을 초입에 '발레 가이드 오피스'와 '발레 모텔'(다음날 아침 일찍 트래킹 시작할 여행객들이 묵나 봅니다)이 있었습니다. 겨우겨우 12시안에 오피스에 도착했으나 아무도 없었죠......


그래도 저 번호 중 하나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그랬더니 모텔에서 만나자고 하더라구요. 마침 점심시간이었기에 우리도 모텔 식당에서 밥(현지식 뜹스...맛없었음-_- 현지식이라 입에 안 맞는게 아니라 고기가 질겼음)을 먹고 있으니 가이드가 와서 우리의 일정을 대강 설명해주었습니다.

식사가 끝나자 오피스로 가서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


저 의자에 앉아있는 사람 중에 왼쪽 친구가 우리의 가이듭니다. 이름은 아만.


2박3일 코스를 설명해주는 가이드들. 짧게는 1박2일부터 길게는 6박7일?정도 있다고 하네요


가격이 정찰젭니다!!! 가격이 싸요! 보시면 가이드비가 300비르. 하지만 4명이상부턴 한 명치를 더내야하므로 우린 하루에 600비르씩. 짐끄는 말이 하루에 80비르, 마부가 80비르..즉 하루에 160비르...2마리 쓸꺼니까 320비르.. 롯지에 자는 게 한 사람당 100비르! 그러므로 우리가 고정적으로 하루에 낼 돈은 1420비르. 우린 다섯명이니까 일인당...284비르! 2박 3일이니까 한 사람당 1000비르가 안드는 거죠. 시멘보다 훨씬 쌉니다!!!!!우왕


가능한 모든 경우에는 어떻게 할건지 상세히 조항이 적혀있습니다


저를 제외한 일행들은 나가서 식량을 사왔습니다. 우리가 사온 식량은...한국에서 격려품으로 온 라면 10개, 역시 격려품으로 온 카레, 감자 3키로, 토마토 1키로, 육포, 초콜릿바, 물 2L 18개, 쌀 3키로(사실 2키로정도면 충분했음) 등이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짐을 줄이려고 했지요


생각보다 별로 안오나 봅니다. 상대적으로 덜 유명하니까 그런가봐요


2시쯤 출발했습니다. 어쩌면 해가 지고도 트래킹을 할 수가 있다고 가이드가 걱정합니다.


우리의 짐을 끌 말....생각보다 작다. 조랑말인가..우린 총 2마리를 썼습니다


마을 가장자리로 가기 시작합니다


어...음 이건 도살장같은데....소 시체 뜯어먹고있는 들개들 찍은 사진도 있는데 안 올릴게요


첫 날은 10km정도 평야를 걷습니다


...저 마차는 우리꺼아닙니다


날씨도 좋아요!



길을 보시면 양 옆에 나무 울타리 같은게 있죠. 다 선인장입니다. 시골쪽으로 가니 이렇게 길이나 집 울타리를 선인장을 심어가지고 해놓더라구요


이러고 돌아댕겼습니다



(제가 볼 때) 그림같은 풍경들이 이어집니다


아..사진을 잘 못 찍는 내가 원망스럽다


넓은 평야...내가 사는 곳과는 딴판이구만...


이 푸르름은 한달이 지난 지금도 생각납니다


합성같은 사진. 가이드 이 친구는 물 한병들고 잘 갑디다



날씨 진짜 조음



뭔가 영화 호빗에 나오는 풍경같다고 느꼈습니다. 샤이어 마을이 어딘가에 있어 호빗들이 뛰어댕길거 같은..


대신 염소들이.....


잠시 휴식타임


마침 밀이 무르익어 추수할 시즌이었습니다. 가는 길 도중에 농부들이 탈곡하는 장면도 많이 봤구요(보기만 했지 사진은 못 찍었습니다)




수목원에서 보던 나무들이다!



하...저만 그런가요 다시 사진만 봐도 맘이 평화로워지네요



개울을 건너


마른 길도 건너고


다시 평야를 걷습니다


일렬로 말이죠


끼양


해맑은 마부 친구


슬슬 평야가 끝나고 산으로 들어가나 봅니다


쩌~~어~ 끝에서부터 걸어온거죠



다 죽어가는 나무 밑에서..


드디어 발레 산 진입!!우거진 숲으로 들어갑니다...


첫 날 사진은 이게 답니다...위 사진을 마지막으로 날도 어두워졌겠다 배터리도 아껴야겠다 해서 열심히 걷기만 했죠 하...우리가 늦게 출발한 탓일까요 7~8시쯤 첫 롯지에 도착했는데요. 우리가 더 늦게 도착할까봐 가이드는 서둘러 걸었다고 합니다...........전 죽을 뻔했습니다 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평소에 운동도 안해서 체력도 저질인데 왜 굳이 배낭을 끝까지 메겠다고 해가지고....이날 6시간 정도 걸었는데 4시간은 평야, 2시간은 등산이었습니다. 2시간동안 1000m정도 올라갔으니깐요...해는 져서 앞은 안 보이고...길은 말똥이 수북하고...ㅜㅜ숨을 정말 헥헥 쉬면서 다시는 국립공원은 안와야겠다라고 마음 먹었죠...

내가 여기서 죽는구나 라는 마음을 먹을때쯤 롯지에 도착해서 기진맥직한 상태로 라면을 끓여 먹고 모닥불 앞에서 불 쬐다가 잠들었습니다. 근데 너무너무 피곤했던지 잠을 제대로 못 이루고 막 답답함을 느끼며 뒤척였죠...ㅠㅠ정말 괴로웠음....그래도 다행히 건강하게 다음날 아침에 일어날 수 있었습니다...휴...


좀 정신을 차리고 롯지 사진을 찍습니다

주방 겸 거실


주방..저 밑에 석유 곤로로 불을 피워 요리를 합니다만...모닥불에 불피워서 하는게 훨씬 더 빠름..
아 롯지에 웬만한 식기도구(여기서 막 대단한 요리를 하지는 않기 떄문에)와 미지근한 탄산과 맥주를 파니 참고하세요. 물도 달라면 계속 줍니다. 계곡물같던데 간단하게 세수는 할 수 있어요. 샤워도 할 수 있다던데...물을 끓여가지고...


침대..곤니짜(벼룩)걱정을 해서 일부로 살충제를 잔뜩 뿌린 탓인지 2박3일동안 벼룩에 물린 사람은 없었습니다


롯지 관리하는 아저씨 아줌마들, 그리고 가이드들이 지내는 곳


화장실! 좌변기가 설치되어있지만 직접 물을 부어 내려야 댐


어..음.....뭐라 설명하지


불도 계속 피울 수 있습니다. 


첫 롯지의 고도는 3400m정도. 제가 사는곳은 1100m정도라 온도차이도 많이 나고(와 3300m정도 되니까 겁나 추움) 조금만 걸어도 헥헥거립니다.....

둘째 날은 다음 포스팅에!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