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트워프에서 숙박을 하지않고 저녁에 룩셈부르크로 출발하여 룩셈부르크로 2박하는게 애초 계획이었다.
앤트워프에서 저녁즈음에 룩셈부르크로 가는 직행열차는 없기에 두번을 갈아탔어야 하는 복잡한 일정이었는데,
유레일 패스 오프라인 기차 예정표에 따라 미리 동선을 계획했었기에 큰 걱정은 없었다.
그렇게 믿었다.
그런데 웬걸
첫번째 환승역에 도착했을때, 내가 환승할 수 있는 시간은 고작 8분남짓.
그런데 기차가 예정보다 3분 늦게 도착했고,
그 기차역은 도보로 승강장을 이동할 수 있는 구조가 아닌, 무조건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 구조였다.
바로 옆옆 승강장이었지만
난
놓쳤다
기차를 놓쳤다.
그때부터 한시간동안 멍하니 있었던 것 같다.
아무리 찾아봐도 룩셈부르크로 향하는 기차는 그게 막차였고, 버스를 타려고 해도 아무런 정보없이 버스를 잡아 타기에는 위험요소가 많았다.
뒷골이 뻐근해지며 멘탈이 붕괴되고..멍하니 기차역에 앉아있다가
내일 아침에 룩셈부르크로 출발하기로 하고, 오늘 될수있는데로 이동을 해두기로 했다.
그래서 향한 곳이 리에주.
리에주에서는 룩셈부르크까지 가는 직행열차가 간혹 있었기때문에 아침 직행 첫차를 타고 이동하기로 마음 먹었따.
급하게 스마트폰으로 숙소 예약도 하고(하..현지 유심칩 안샀으면 정말 큰일날뻔), 룩셈부르크 숙소에 전화해서 기차를 놓쳐서 그러니 하루 취소하겠다고 했다.
감사하게도 룩셈부르크 숙소에서는 괜찮다고 했고, 어떤 페널티도 물지 않았다..ㅜㅜ
어쨌든 마음은 진정시키고 간 리에주.
시간은 어느덧 9시.
리에주 역에서 숙소까지는 1.2km정도로 쫌 걸었어야 했기에
이왕 이렇게 된거 리에주의 야경을 구경하며 천천히 걸었다.
내가 가는 도시마다 꼭 강이 있다...아니, 벨기에가 원래 그런건가...
한강과는 달리 선박들이 즐비했던 리에주
거리가 한산함...조금 무서웠음
뭔가
음.. 공포영화에서 보면 뒤에서 습격당하고 그러던데
처음 묵어보는 호스텔이라 낯설법도 하지만, 첫날 일정이 몸도 마음도 벅찼던터라
금새 잠이 들었다.
다음날 아침, 똑같은 실수 되풀이 하지 않으려고 7시부터 일어나 씻고 아침먹고 나갔다
아
오랜만에 먹어보는 서양식 아침 맛있엇다.
숙소 모습. 리에주에서는 제일 싼 호스텔인듯
애초에 리에주는 계획에 없었기 때문에, 체크인할때 지도를 받기는 했지만, 뭐가 유명한 관광지인 지는 몰랐다.
그냥 추천해준 거리를 쭉 걸어서 기차역으로!
아주 오래되어 보이는 교회. 여기저기 부식되어 있는 듯한...
날씨가 흐려서 그런지, 어젯밤과는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시청인가봄
시청 근처에 HEMA라는 매장앞에 사람들이 줄지어 서 있었다.
뭐 블랙프라이데이처럼 큰 세일을 하나 싶어서 잠시 구경하고 있었는데
8신가 되자마자 문이 열리고 사람들이 우르르 들어갔다.
오 뭔가 싸게 파나 싶어서 나도 따라 들어갔는데
알고 보니 매장 구석에 있는 빵집에서 빵사려고 줄 서 기다렸던 것.
오호...빵 굽는 냄새가 좋다.
빵은 안사고 여기서 양말이랑 수첩같은 것만 몇 개 샀는데, 여기가 다이소 느낌이 아닌가 싶다. 생활용품을 싸게 파는 걸 보니...
또 기차를 놓칠까 싶어 서둘러 발걸음은
열심히 걸어가다가 날 세운 영화관.
뭔가 느낌있다.
느낌적인 느낌
모던한 분위기라고 해야하나, 카페라떼 하나 들고 영화보러 들어가야 하는 듯한 느낌
이것도 무슨 교회...유명한가 본데
호그와트가 생각났던 교회
앤트워프는 예술적인 분위기가 풍겼다고 한다면,
리에주는 가을 낙엽과 어울리는 도시였다.
다소 쓸쓸해보이긴 하지만, 그런 분위기가 낙엽과 나무가 어우러져 사람 사는 느낌을 준달까
바스락 거리며 밟히는 낙엽 소리가 좋았다.
사진에 담지는 못했지만, 묵묵히 낙엽을 정리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어느 교회 앞에서 구걸하던 노인 앞에 멈춰서 적선하던, 바쁜 출근길의 여성분이 기억에 남는다.
딱딱한 아파트 사이에 활기찬 분수 하나
어젯밤엔 정신없어서 몰랐는데, 역이 정말 크다...무슨 월드컵 경기장 같음.
이번엔 정신줄 바로 잡고 룩셈부르크 열차를 놓치지 않았다.
미리 짜놓은 치밀한 계획은 어느 하나가 틀어질때 날 몹시 당황하게 한다.
애초에 세웠던 여행 스타일은 미리 짜놓은 큰 틀 안에서 자유롭게 다니자는 거였는데,
가볍게 한다고 왔는데 여전히 무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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