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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책

[BOOK] 제안서의 정석 - 기획서의 정석 별책부록 저는 개발자에요. 유난한 직업적 소명을 가졌다거나 개발자라는 직업을 자랑하는게 아니라 그냥 그렇다구요. 저의 업무를 요약하면 대충 이래요. '요건을 받는다. 어떻게든 구현한다.' 그러니까 저는 무언가 A부터 Z까지 만드는 일을 하지 않죠. 물론 적극적으로 의견을 교류하거나,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해 (눈물을 머금고) 없던 요건을 추가하기도(알아서 업무량을 늘리기도) 하지만, 어쨌든 흰 도화지에 첫번째 선을 긋는 건 제가 할 일이 아니에요. 하지만 세상에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나 했던 일만 하면서 살 수는 없잖아요? 그런데 웬걸, 아무도 시키지도 않았는데 그런 상황이 생겼지 뭐에요? 교회 바자회에서 구움자를 구워서 판매하기로 했는데, 예산처에 제안서를 내야하는 상황이 생겼거든요. 이 바자회의 시작과 마찬가.. 더보기
[BOOK] AP, 역사의 목격자들 - 귀멸의 칼날과 해외특파원 지하철 2호선 출입문 위에 종이 노선도가 아닌 LED 화면 있는 차량을 간혹 타요. 노선도 전용 화면은 아니라서, 안내 방송이 나오는 경우도 있고 상업광고가 나오기도 하는데 가끔은 영화나 드라마 예고편도 나오더라구요? 몇 년전엔 LED 화면 대신 역사 내와 스크린도어에 지면 광고만 가득했었는데 말이죠. 걔 중에 하나가 바로 귀멸의 칼날 - 무한열차 극장편 광고였어요. 애니메이션을 진득하게 본적이 한번도 없었는데 워낙 작화가 뛰어나다고 추천을 받아서 계속 눈에 들어오더라구요? 그래서 봤냐고요? 안봤죠. 그렇게 몇 년이 지났어요. 그 극장판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뛰어 넘은 흥행 1위 애니메이션이 되었다는 것도 하나의 기록으로 남을 무렵, 넷플릭스엔 귀멸의 칼날이 올라와 있었죠. 그게 눈에 띈건 하.. 더보기
[BOOK]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나도 누군가의 부러움을 살 수 있다면 전망대와 미술관 여행을 가면 꼭 하려고 하는 게 두 개가 있어요. 하나는 전망대 올라가기. 다른 하나는 미술관이나 박물관 전시 관람하기. 해 지기 전에 전망대에 올라가서 쨍쨍한 한낮의 모습과 어스름한 노을, 어둑하고 눈부신 야경까지 한번에 보고 내려오면 도시의 시간을 다 목격했다는 뿌듯함이 몰려오거든요. 대개 그런 전망대의 입장료가 만만치 않긴 하지만, 본전은 건진 셈이죠. 물론 저녁 식사 시간이 애매해진다는 단점은있어요. 여행 중에 미술관을 들를 땐 꼭 진득하게 머물러서 관람하는 편이에요. 그 나라의 문화를 즐기고 오는데 꽤나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최소한 반나절은 오롯이 투자해서 둘러보고 나와요. 다리가 아프기도 하거니와 꽤나 호불호갈리는 취향이기도 하죠. 10여 년쯤, 뉴욕에 단체 여행 갔을.. 더보기
[BOOK] 지속가능한 여행을 하고 있습니다 - 의도는 좋은데 말이지.. 에티오피아에 가기 위해서 국제 개발에 지대한 관심을 가지던 무렵, UN에서는 MDGs(Millennium Development Goals)라는 목표를 가지고 있었어요. '2015년까지 세계의 빈곤을 반으로 줄이자'는게 골자였죠. 2000년에 새로운 시대가 열리며 함께 수립된 이 목표 때문에, 그 이후에 나온 국제 개발 관련 도서엔 이 목표와 개념이 심심치 않게 나와요. 그래서 그 성과는 어떠냐에 대한 건 차치하고, 2015년에는 새로운 의제로 대체되었어요. SDGs(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2030년까지를 목표로 한, 지속가능개발목표라는 걸로 말이죠. 사실 SDGs가 나왔을 때 탐탁치 않았어요. 그 분야에 몸을 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적어도 그런 걸 아는 일반인으로썬 .. 더보기
[BOOK] 커피 아틀라스 - 나의 커피 연대기 (이 까만 콩물이 뭐라고) 처음 마신 커피는 짜리몽땅한 파란색 레쓰비였어요. 왠지 모르게 커피에 대한 동경심을 가지고 있던 초등학생 시절, 동네 슈퍼 앞을 지나가다가 종이박스 뒷편으로 '5캔에 천원'이라고 써붙혀진 자태에 홀딱 넘어갔던 기억이 나요. 어머니는 커피는 해악이라고 굳게 믿으셔서 몰래 마셨어야했죠. 방에 조용히 들어가 원샷하고 다 먹은 캔은 잘 숨겨두었다가 밖에 나갈때 버리곤 했어요. 고등학교를 다닐 때 즈음 카페가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어요. 다방커피가 아니라 아메리카노를 파는 그런 카페들이요. 그 당시 한달에 받는 용돈이 5만원이었는데, 아메리카노는 한잔에 3,4천원이었으니 무척 비쌌죠. 심지어 아메리카노는 쓰다고 잘 마시지도 못해서 달달한 카라멜 마끼아또를 마시고 싶었으니 오죽했겠어요. 용기를 내서 새로 생긴 엔젤.. 더보기
[BOOK]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자연의 위대함과 인간 찬가 읽어보진 않았더라도 표지라도 보거나, 하다못해 제목이라도 들어보신 적이 있을 거에요. 한창 서점에만 가면 베스트셀러 매대에서 내려오지 않던 책 중 하나였으니까요. 처음에 무슨 과학 책인 줄 알아서 손이 쉽게 안갔어요. 살짝 펴봤더니 소설도 아닌 것이, 생물이나 환경에 대한 다큐 내용인 줄 알았다니까요. 심지어 자간도 좁아보여서 잘 안 읽혔어요. 주변에서 이 책을 추천하시는 분이 여럿있었는데, 다음에 읽어보겠노라고 꿋꿋하게 미뤘었죠. 밀리의 서재에서 이 책이 있는걸 보고, 어라 그럼 이번 기회에 읽어볼까 생각했어요. (올해 제 독서 컨셉은 미뤄놨던 책 읽기 같긴 하네요) 밀리의 서재가 책 구독 서비스 중에선 장서량이 많긴 하지만, 막상 알고 있는 베스트셀러가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더라고요? 중고로 산 이북.. 더보기
[BOOK] 아티스트 웨이 - 예술가를 위한 재활치료서 어떤 책을 좋아하세요? 책을 고르는 기준이 있나요? 라는 질문을 종종 받지 않아요? 취미가 독서라고(아니면 취미를 삼고자 한다고) 수줍게 고백하고 나면, 책을 좋아하는 분들은 이렇게 묻곤 하더라구요. 전 보통 장르를 안 가리긴 해요. 몇 번 이야기 했듯이, 자기계발서는 별로 좋아하지는 않지만요. 최근에는 제목이나 표제 디자인을 보고 책을 집는 편이었어요. 뭐 내용은 잘 모르겠고, 끌리는 책을 사야지! 하면서요 봄이 저물어가는 작년 6월에 혼자 제주도에 갔었어요. 접이식 미니벨로를 가지고 제주도를 일주하는 계획이었죠. 아실 지 모르겠지만 보통 짧게는 1박2일, 2박3일정도로 한바퀴 돌거든요. 전 자전거 여행이라기보단, 자전거도 타는 여행을 표방하고 천천히 일주일 정도 시간을 보냈어요. 마음에 드는 카페에 .. 더보기
[BOOK] 기획의 정석 이 책은 제가 읽고 싶어서 고른 책은 아니었어요. 회사에서 한 독서모임에 들어갔거든요? 매번 컨셉이 달라지는 데, 이번에는 각자가 준비한 책을 무작위로 바꿔 읽게 되었지 뭐예요? 그래서 한 기획자 분에게 이 책을 받았답니다. 기획자들에겐 꽤나 유명한 책이라는데 전 처음 봤거든요. 세상에 기획의 정석이라니 무슨 이런 책이 다 있담. 그리 두껍지도 않은 책에 정석을 달 정도의 자신감이라니! 단지 제목때문에 뚱한 마음이 든 건 아니었어요. 본디 개발자란, 기획자와 싸우는 직업이라고 흔히들 그러거든요. (절대 제 생각이 그렇다는 건 아니에요!) "해주세요 vs. 못해요"로 대표되는 크고 작은 충돌은, 심지어 바로 오늘도 겪었었거든요. 흠 그러다보니 이 책을 읽으면 기획자에게 회유되는 게 아닐까 싶더라구요. .. 더보기